본문 바로가기
[한달어스] Handal.us/[한달독서] 21기

[Day 24]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 - 06

by Aterilio (Jeongmee) 2022. 6. 29.

 

 [ 구글에 들어와서 처음 경험한 문화 충격 5가지 ]

 1. 매주 열리는 전 직원 미팅, TGIF
 - TGIF (Thank God, It's Friday : 하나님, 금요일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는 구글 전 직원이 모여 이런저런 돌아가는 회사 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내가 받은 문화 충격은 이 미팅이 매우 가볍고, 심지어 재미있다는 것이었다. 더욱 신선한 건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사회를 본다는 점이었다. 마치 조금 전까지 가라지에서 뭔가를 개발하다 나온 사람들처럼 캐주얼하고 에너지가 넘쳤다.

 2.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도리
 - 도리(Dori)는 구글 미팅에서 사용하는 사내 질문 시스템의 이름이다. 매우 놀라운 점은 질문의 수위가 참으로 거침이 없다는 것이다. 뉴스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구글의 갖가지 문제점이나 사회의 이런저런 이슈에 대해 구글의 입장이나 책임을 묻는 신랄한 질문들이 올라온다. 여기서 답을 제대로 못 하거나 얼버무리면 그에 실망한 직원들은 다른 회사를 찾는다. 적어도 실리콘 밸리에서 회사는 갑이 아니라 을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다.

 3. 개방성과 투명성
 - 구글은 거의 모든 문서가 서버에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문서는 '공유'가 기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때문에 방대해진 회사 지출 규모를 줄일 목적으로 인사팀에서 '긴축 재정 보고' 문서를 만들었는데 이게 공개되면서 회사직원들을 자극한 일이 있었다. 직원들의 복지를 삭감하고, 승진 규모를 줄이고, 물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역의 채용을 늘리는 등 매우 민감한 내용이었다. TGIF 도리에 회사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질문이 올라왔다. 인사 담당 직원이 무대로 불려 나와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사과했다. 하지만 직원들의 화는 누그러지지 않았다. 다음 질문이 이어졌다. 직원들 복지를 줄여 푼돈을 절감할 것이 아니라 CEO 가 받는 월급의 1퍼센트를 줄일 생각은 해 보지 않았느냐는 질문이었다. 구글 직원들은 회사가 뭔가를 숨기려 할 때 격분한다. 그리고 그 화를 당당히 표출하고 변화를 요구한다. 이것이 바로 구글의 힘이라는 생각이 든다.

 4. 자발적 공유와 협력
 - 구글 직원들은 시키지 않은 일을 참 많이 한다. 관심 있는 주제라면 방대한 프로젝트도 스스로 진행하고 리포트를 작성하기도 한다. 무엇이 이런 문화의 원동력이 되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하지만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씨를 뿌리고 농사를 지어 열매를 맺는 것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기업 문화의 힘이다.
 생산성이나 효율의 관점에서 보자면 엉망진창으로 보이는 일도 많다. 하지만 자발적 동기 없이는 창의력이 생길 수 없다. 창의력이 클 수 없는 조직은 쇠퇴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행복한 개인이 모여 행복한 우리를 이룬다. 개인의 행복과 성장 없이 기업만 성장하다 보면 어느 순간 거품처럼 꺼져 버릴 가능성이 크다.

 5. 영향력 중시
 - "꼭 뭔가를 가져야 할 필요는 없어. 그러지 않아도 모든 부분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거든. 그게 구글에서 일하는 법이지."
 구글에 들어와서 가장 적응하기 어렵던 부분이 팀별로 역할과 책임이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사태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구글에 오래 다닌 동료한테 물었더니 해 준 말이다. 무언가를 정리해서 가지려 하지 말고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되면 된다는 조언이었다. 지나보니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된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알아서 하는 게 이곳 문화이고, 하기 싫은 일을 시키면 옮길 회사는 얼마든지 널려 있기 때문에 자생적으로 성장하고 도태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다분히 가진 자의 여유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글로벌 마켓을 대상으로 수익원이 안정적인 기업이기 때문에 여유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구글의 문화는 여유 있는 부잣집이 갖는 복인지도 모른다.

[ 구글의 천재들이 일하는 법 ]

 첫째, 어떤 솔루션도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두어야 한다. 똥인 줄 알았는데 된장인 경우가 실제 있다.
 둘째, 똥인 것을 증명하는 일은 또 다른 돌파구를 찾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셋째, 현업에서 수십 년 경험을 쌓은 분들의 말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연륜이 가진 내공의 힘은 종종 과학을 뛰어넘는 요술을 부리기도 한다.

 구글에 와 보니 웬걸...
 여기저기서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보는 테스트를 한다. 출시 직전에 취소되는 과제들, 심지어 한 팀에서 이미 먹어 보고 있는 똥을 다른 팀에서 가져가 또 먹어본다. 맙소사!
 엉망진창으로 보이는 사태가 당황스러워서 나름 구글에서 오래 일한 동료에게 왜 이러는지 물었다. 그러자 돌아온 답.
 "그러면 어때? 그럴 만하니까 놔두는거야. 그게 어때서?"
 혹시 알아? 똥을 된장으로 만드는 신기술을 만들게 될지?
 혹시 알아? 똥 된장 거름의 효과를 발견할지?
 혹시 알아? 똥에서 노다지를 발견할지? (애플에서 만든 '똥' 이모티콘의 활약을 보라!)
 누구든, 뭐든, 성이 풀릴 때까지 해 보길 권장하는 문화와 시스템. 아이디어 단계에서 싹을 자르지 않고 놔두는 자유방임(똥이라고 못 먹게 하면 오히려 화를 낸다).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뭘 배웠는지를 묻는 가진 자의 여유.
 이것이 구글 혁신의 핵심이 아닐까? 차이가 있다면, 억지로 먹는 똥과 스스로 먹는 똥이랄까?

 혁신은 똥 밭에서 자란다.
 그게 뭐 어때서?

 [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 내가 수시로 확인하는 것들 ]

 - 중심 잡기 : 리더는 중심을 잡는 사람이다. 배의 키를 잡고 방향을 정하거나 무게 중심을 잡아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많은 공부와 경험이 필요하다. 리더는 미래를 보고 전략을 세우는 사람이어야 한다.

 - 나의 불안을 전가하지 않는다 : 리더가 되면 무섭다. 리더의 결정으로 팀이 날아갈 수도 있고, 제품이 망할 수도 있고,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칠 수도 있으니, 이런 의사 결정은 언제나 무섭다. 그런데 리더의 불안한 감정이 표출되는 행동은 팀원들에게 그대로 전달되어 다 같이 불안에 빠지는 결과를 낳는다. 리더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불안한 '감정'을 다스려야 한다.

 -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는다 : 발생한 문제는 담당자가 해결하면 된다. 리더의 역할은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 코칭과 멘토링 : 리더는 팀원의 성장을 돕는 사람이다.

 - 권한과 책임 부여 : 리더는 대신 책임져 주는 사람이 아니다. 담당자가 책임을 지도록 지원하는 사람이다. 일에 대한 권한 뿐만 아니라 결과에 대한 책임도 함께 지는 것이 진정한 주인 의식이다.
 책임 없는 권한은 무의미하다. 실패할 기회를 주어야 하고, 실패에 대해 책임질 기회도 주어야 한다. 실무 담당자의 실수나 실패가 제품에 미칠 피해의 위험을 관리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담당자는 자신의 몫을 책임지고, 리더는 리더의 몫을 책임지면 된다.

 [ <라따뚜이>가 가르쳐 준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는 법 ]

 - 최고가 되는 비밀은 멋진 계획이 아니라 수많은 시행 착오에 있다.
- '모두가 위대한 예술가가 될 수는 없지만, 위대한 예술가는 어디에서나 나올 수 있다.'

 

 이번 챕터는 정말 유용한 내용이 많았지만,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역시 '구글은 꿈의 회사인 것 같다'는 것이었다. 꿈은 크게 가지는 거라고 했으니, 언젠가 나도 구글에서 일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물론 저자만큼 좋은 커리어를 가진 것은 아니지만, 그리고 개척자도 아니지만, 나는 나만의 장점이 있으리라 기대하며 오늘도 나의 무기는 무엇인지 고민한다.

 

 아, 뭔가 나에 대해, 그리고 나의 직무적 능력에 대해 낱낱이 분석해 줄 무언가가 있으면 좋을텐데. 내 행동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나의 장단점,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실천하면 좋을 것들. 그런 것들까지.

 그런 것이 필요한 것은 알지만, 정작 그 답을 알 수는 없는 질문들로 오늘도 머리가 복잡해 진다.

 

 어디 가면 저자님 같은 멘토를 구할 수 있을까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