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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어스] Handal.us/[한달독서] 11기

[Day 29]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ver. Publy)

by Aterilio (Jeongmee) 2021. 1. 13.

publy.co/set/653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주니어를 위한 기획, 보고서, 커뮤니케이션 기본기의 정석

publy.co

 

 나는 퍼블리, 폴인과 같은 멤버십 형 콘텐츠 발행 플랫폼을 정기 결제하여 사용 중이다. 그 안엔 참고할 만한 좋은 글이 많아서, 책을 구매하는 것과 비슷하게 자신을 위한 투자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좋은 것은, 각각의 글이 짧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길지 않은 시간에 의미있는 글을 읽을 수 있다.

 

 오늘 읽은 내용은 책이 아닌 퍼블리의 발행 글타래였다. 사실은, 내용의 원본에 해당하는 책은 이미 제목에 끌려 구매를 해서 책 꽂이에 꽂혀있지만 아직도 읽지 못한 상황이었다. 시간 내에 한 권을 다 읽기는 무리일 것 같고, 이전에 브런치 글을 읽고 인증하신 분 생각도 나서, 한동안 바빠서 들어가보지 못한 퍼블리와 폴인을 뒤적거리며 북마크 해 놓았던 글 타래들을 확인하다 이 글이 눈에 들어왔다. 짧지 않은 직장 생활을 했지만, 뭔지는 몰라도 채워야할 것이 있다는 사실만큼은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언젠가 읽으려고 북마크 해뒀으리라.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북마크를 먼저 하고 연관된 책을 구매한 것 같기도 하다.)

 

 한달어스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쓴 소개 글에서, 대학을 졸업한지 햇수로 8년이나 되었다고 한 적이 있다. 물론 내내 직장생활을 한 것은 아니라서 근무한 기간으로만 치면 만 6년이 약간 넘지만, 그동안 나는 그저 직무만 보고 살았던 것 같다. 보고서를 작성할 일도 거의 없는 직종이고, 하물며 꼬꼬마 시절엔 말할 것도 없다. 심지어 과거엔 문서화의 중요성도 그다지 심각하게 인지하지 않았던 때라 더 그랬다. 나도 작성할 일이 없었지만, 작성한 것을 볼 기회도 거의 없었다. 그렇게 일반적인 사무 업무와는 유형이 좀 다르다보니 일반적인 직장생활과 관련된 글은 사실 그닥 쓸모없다고 느낀 때도 많았다. 그런 와중 이번 글은 인상 깊은 내용이 좀 많다.

 

 보고서는 그다지 쓸 일이 없지만, 누군가를 설득하거나 혹은 해결책을 제시할 일은 많다. 우리의 제품 어디에 문제가 있으니 리소스를 투자해서 코드 품질을 올려야한다고 주장하거나, 우리에게 발생한 장애가 어떤 이유로 발생했고 어떻게 해야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한지를 설명해야 한다. 아니면 고객사에서 어떤 케이스의 이슈가 발생했는데, 그 원인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지, 그것이 우리의 귀책인지 고객사의 귀책인지 결론을 내려야 할 수도 있다.

 이 모든 상황에서 나는 회사 동료나 상사 등 상대방에게 상대가 원하는 정보를 주어야 한다. 그리고 나는 그 부분에 있어서 그다지 세련되지 못했다.

 

 비교적 최근에 깨달았던 것 중 하나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입장에서는 '결론'만이 중요하다는 부분이었다. 원래 나는 결론보다는 원인을 설명하는 편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상대방이 고객사가 아니라 함께 일해야 하는 동료일 경우 특히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모두가 각자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개발자가 아닌 동료의 입장에서 디테일을 알 필요는 없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디테일은 개발자가 알고 대처할 수 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내가 원인을 설명하고 '결론은 당신이 내리세요' 라는 태도를 취하면 상대는 책임을 전가하는 것으로 느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내가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 봤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당연히 원인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한 행동이긴 하지만, 결론을 내릴 경우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도 내가 섣부른 결론을 내지 못하도록 만든 것 같았다. 내가 결론을 주장해도 '상황상 불가하다'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런 부분도 물론 있지만.

 

 일을 하면서 보니, 협업이라는 건 단순하지 않다. 상대와 나의 입장이 다르니 당연히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각자의 업무 피로도를 낮춰줄 의사소통이다. 중요한 부분은 '의사소통' 보다는 '각자의 업무 피로도를 낮춰줄' 부분이다. 사실 나는 의사소통에 크게 문제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었지만, 어차피 타인은 내가 아니다보니 각자의 생각이 엇갈리는 상황을 경험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지금 하고 있던 것보다 나아지기 위해서는 무언가 기술적으로도 보완을 해야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최근에는 협업과 의사소통에 관련된 부분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이 글(책)은 그런 나에게 단비 같은 내용이었다.

 협업하는데 필요한 생각의 과정, 글과 말을 구체화 하는 방법, 그리고 그런 것들이 배제되었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그 예시들까지. 예시들은 일반적인 회사 업무와 관련되어 개발자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분명히 있음에도, 한편으로는 웃기고 한편으로는 뜨끔한 '웃픈' 사례들이었다. 예를 들면 상대가 원하는 답변(결론)을 주지 못해서 서로의 업무 피로도가 올라갔던 과거의 내가 겹쳐보였다던가.

 

 댓글을 보면, '기본기기는 한데, 너무 중요한 기본기라 또 읽어도 새롭네요' 라는 내용이 있다. 정말 공감했다. 인상 깊게 읽었고 무릎을 탁 쳤지만, 틈틈히 반복해서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한편으로는, 이미 사둔 책을 정독해야겠다는 생각도.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
국내도서
저자 : 박소연
출판 : 더퀘스트 2019.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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