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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어스] Handal.us/[한달자유독서] 13기

[Day 08] 하버드 6가지 성공 습관 - 01

by Aterilio (Jeongmee) 2021. 3. 30.

 

 

 

1장, 감정을 관리하지 않으면 감정에 조종당한다.

- 폴 에크먼의 미세표정 워크숍
- 대니얼 골먼의 EQ 워크숍
- 조 내버로의 몸짓언어 1:1 교육
- 랜드마크의 '자아 한계 돌파' 워크숍
- 토니 로빈스의 '잠재력 촉발하기' 워크숍

 

 나는 스스로 화가 많다고 생각한다. 화가 났던 일은 나중에 다시 떠올려도 여전히 화가 나는 것을 보면 특정한 상황에서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그저 화내는 한계점이 매우 낮아져 있는 듯한 느낌. 하지만 꼭 그런 일에 화를 내서 내 감정 소모를 해야하는건지, 그냥 무시할 수는 없을지, 그런 생각을 종종 하고는 한다.

 

 또 나는 구매 욕구의 충동을 잘 억제할 수 없다. 스트레스가 심하면 유독 더 그렇다. 한 때는 너무 바빠 잠 잘 시간도 부족한데 무언가를 마구 사들였던 적도 있다. 당연히 택배를 뜯을 시간 조차 없어서 한 쪽에 뜯지 않은 채로 쌓이고 있었는데도.

 

 어디선가 그런 글을 본 적이 있다. 감정이 생기는 것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니, 그 이유를 찾아 해결을 해야 그 감정을 해소할 수 있다고. 정말 표면적인 이유 때문에 감정이 생기는 건지를 고민해보라면서 말이다.

 감정 뿐 아니라, 습관에 관한 이야기를 읽었을 때도 비슷한 맥락이었던 것 같다. 내 행동에는 보다 근본적인, 혹은 내재된 이유가 있으니, 드러난 이유가 아닌 그 속사정을 알아야 바뀔 수 있다고.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 본 적이 있다. 구매 욕구의 충동을 억제하기 힘든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쇼핑'이야말로 가장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성취감(보상)이기 때문이었다. 카드 값이라는 빚이 생김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당장은 쉽게 얻을 수 있는 보상. 그래서 나는 내 스스로에게 보상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자꾸 무언가를 사고, 먹고 싶은 것을 참지 못 했다. 그게 내 재정과 내 몸에 좋지 않다는 것을 뻔히 아는데도, 다른 방식의 보상을 챙길 수 없어서. 아니, 다른 방식의 보상을 생각하지 못해서.

 

 이 책의 1장도 궁극적으로는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세표정과 몸짓언어로 드러나는 자신의 감정을 파고 들고, 그런 자신의 감정에 대해 정확하게 인식하며, 그 감정을 다른 식으로 인식할 수 없을지, 다른 '각본'을 만들어갈 수 없을지 고민하는 그런 내용들이다.

 

 사실 '감정의 근원'은 그다지 낯선 개념이 아니다. 앞에서 언급했다시피 종종 접하는 개념임에도 왜 나는 오늘 읽은 내용이 더 마음에 와 닿았을까.

 

  책에서 랜드마크의 '자아 한계 돌파' 워크숍 이야기가 나오면서, 그 워크숍에서 있었던 한 불륜 부부 이야기가 소개된다.

 

 남편 : 제가 여기에 온 것은 오랫동안 품어온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서 입니다. 불륜을 저지른 후 저는 부끄럽고 괴로웠습니다. 아내에게 용서를 구하고 관계를 회복하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사실은 다음에 또 이런 일이 없을 거라고 보장할 수 없었지요.
 선생님과 대화하고 나서 저 자신의 '각본'을 인지했습니다. 전에는 불륜을 향한 인식이 아버지에게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성공한 남자였고 불륜 관계를 맺었지요. 저는 그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했어요. 성공한 남자는 다들 그렇게 한다고 여겼어요. 만약 어머니가 아버지의 외도를 싫어했다면 아버지를 잘 관리했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저도 외도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책임은 제가 아니라 아내에게 있다, 아내가 나를 만족시키지 못해 내가 새로운 자극을 찾게끔 했다고 생각했어요.
 ... 이제 이 모든 것이 제 문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 책임일 뿐 아내의 잘못이 아닙니다. 만약 제가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다시는 그녀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아내가 저를 용서해줄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달라질 수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반드시 제 '각본'을 부수고 설정된 행동을 깨뜨릴 겁니다.

 

 우선 대화의 내용과는 별개로, 멘토와 대화를 하는 도중 자신의 과거를 반추해 결론을 바로 바로 찾아낸 참가자들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용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면, 나는 처음에 불륜 부부가 같이 워크숍을 참여했다니, 불륜을 저지른 사람이 정말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다. 불륜은 저질러 놓고 이제와서 관계를 회복하고 싶다고 하는 건 얼마나 뻔뻔한 일인가. 나는 지금도 같이 참석한 아내 분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이 부분을 읽었을 때 내 감정이 매우 울컥했음에 당황했다.

 

 종종 나는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울컥하고 눈물이 난다. 슬픈 이야기를 볼 때는 울컥하는게 당연하지만, 때로는 회의 중에 이야기를 하다가도, 때로는 개그를 보다가도 울컥했던 적도 있다. 지금도 나는 인용한 부분의 마지막 단락을 읽기만 하면 계속해서 감정이 울컥한다. 왜 일까.

 

 요즘은 '눈물'하면 '금쪽같은 내새끼'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나는 금쪽이를 보면서 한 회도 울지 않은 적이 없다. 그것도 그냥 우는 것도 아니고 거의 오열하다시피 운다. 지금도 그냥, 상세한 내용을 떠올리지도 않고 '금쪽이'만 떠올렸는데도 금방이라도 울 것만 같다.

 그런데 난 금쪽이를 보면서 나오는 울음에 대해서는 이유를 안다. 나의 과거와 교차되는 지점, 내가 과거에 겪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들, 혹은 내가 아이였기 때문에 배우고 익히며 보호받았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 했던 그 모든 것들이 상처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나치게 감정 이입을 한다. 내가 아이였을 때 받지 못한 것, 그리고 내가 부모가 되어도 혹시 주지 못할 것 같은 것들에 서럽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추측컨데, 아마도 나는 '사랑', '가정' 과 같은 맥락에서 뜬금 없이 울음이 터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서러운 것들에 좀 더 대담하지 못하고, 불합리한 것들에 참지 못하고 욱하는 것들은 모두 같은 맥락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저자가 4년간 쓴 '감정 일기'로 90여개의 '감정 트리거'를 발견했다는 부분을 보니 아마 더 느끼는 바가 큰 것일지도 모르겠다. 일부의 감정 과잉 상태를 이러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그래서 앞으로는 유독 감정 기복이 심한 날이 있다면 메모를 남겨볼까 한다. 그러다보면 나도 감정 트리거들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얼마나 발견할 수 있을지, 또 얼마나 좋아질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더 나아지리라 믿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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