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27] 돈의 감정 - 02

 

 하루 하루 빼먹지 않고 쓰는 게 쉽지는 않지만, 연결된 이전 포스팅에서 언급한 것처럼 감정 가계부를 쓰고 있다. 비록 며칠 안됐지만 감정 가계부를 쓰면서, 새삼 난 돈을 쓰면서 별 감정이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크게 기쁘지도 않고, 크게 기분 나쁘지도 않은 소비가 많다. 다만 그에 앞서 별 생각도 없이 돈을 쓰고 있기도 했다. 이 돈을 쓰면서 내가 어떤 감정을 느낄지 별로 생각해보지 않고, 이 돈은 써야 하는 돈, 이 돈 정도는 써도 되는 돈...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느낄 감정과 별개로 가격이 그다지 크지 않다면, '이 정도는 사도 되지 않나?' 싶은 생각부터 들었다. 어쩌면 여태 과소비를 고치지 못했던 것이 당연했던 것이 아닌지 불현듯 깨달음이 왔다.

 

---

 

< 자신에게 친절하라>

 실수를 저질렀을 때 나 자신을 처벌하는 것은 이상한 사회 현상이다.
 ....
 코치는 "여러분 중 한 명이 하면 안 되는 일을 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보세요." 라고 말했다.
 ....
 운이 좋아서 화합이 잘 됐다. 언제나 그렇듯 아무런 실수 없이 과제를 마쳤다. 그 후 코치는 누군가 실수를 했을 때 어떻게 하기로 했냐고 물었다.
 "잔디밭에서 윗몸일으키기를 10회 하기로 했어요."
 "한 팀이 되어 서로를 껴안고 '자, 한 번 더 해보죠. 할 수 있어요. 파이팅!' 이라고 격려하거나 '커피 한 잔 마시면서 5분만 쉬죠' 라고 말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아, 이런! 몰랐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지 조차 몰랐다. 누군가가 실수를 저질렀을 때 그 사람을 나무라는 대신 실수를 본보기 삼아 다시 시도해 본다면 얼마나 좋을까? 뭔가 잘 풀리지 않았을 때 나 자신을 꾸짖는 대신에 정말 좋은 일을 했다면 어떨까?
 ....
 실수를 되돌릴 수는 없지만, 기분의 좋고 나쁨은 제어할 수 있다.

 

< 호기심을 가져라 >

 자신의 행동을 돌아볼 때, '어덯게 이런 멍청한 짓을 할 수 있지?' 라며 짜증나는 어조로 말하지 말고, 호기심을 가지고 '내가 왜 그랬을까?' 라고 물어보는 건 어떨까? 나를 이끌어주는 연구원처럼 나 자신을 대하고, 내 행동과 사고를 평가하는 대신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를 관찰해보자.
 문제라고 생각하는 점도 마찬가지다. 호기심은 최고의 동반자다. 나 자신에게 '현재의 생각이나 행동이 어떤 문제의 답이 될 수 있는가? 그리고 현재의 믿음이나 행동을 지속한다면 어떤 문제를 피할 수 있을까?' 라고 물어보자.
 현재의 문제가 되는 행동은 한 때 다른 문제의 해결책이 됐을 때도 있었다.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문제가 되는 행동을 만들어냈을 수도 있다.
....
 한 때의 해결책이었던 문제에 정성을 담아 감사를 표하고, 그 해결책을 떠나보낼 수 있다.

 

< 선 넘었어 >

 어느 날 오후, 동료에게 찾아가서 함께 일하는 게 정말 좋지만, 나는 이메일을 확인하고 하루의 계획을 세우는 데 30분이 걸린다고 말했다. 9시 30분 이후에 질문 해 줄 수 있냐고 물었다. 다음 날 아침부터 동료는 9시 30분에 사무실로 왔다. 그 후로 우리의 업무 관계는 굉장히 좋아졌다.
 이게 바로 선 긋기다. 상대방이 나의 감정과 생각을 들여다보게 할 수 있다. 무엇을 좋아하고, 용납할 수 있으며, 받아들일 수 없는지 속마음을 상대에게 털어놓는다. 그렇게 관계를 맺고, 친밀감을 형성하며 서로를 알아간다.
 선을 긋는 건 다른 사람의 행동을 바꾸는 게 아니라, 일관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흔히 우리는 다른 사람이 선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
 나의 경계를 지키는 건 다른 사람이 아닌 내 몫이다.
 ....
 우리도 허용할 수 있는 것과 허용할 수 없는 것의 경계를 설정해야 한다. 경계를 설정하면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그리고 나 자신을 더 알면 경계를 설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 나는 어떤 사람일까? >

 기분이 나쁘거나 거슬리는 부분을 메모하자.
 ....
 목록을 다 적고 난 후, 마음을 편하게 하려면 각 상황을 어떻게 바꾸고 싶은지 생각해 보자. 어떻게 선을 그을 건지, 그리고 이 상황을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자.
 내 앞에 신경을 거슬리게 한 상대가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설명하자. 어렵지만 중요한 것은 결심한 내용을 앞으로도 실천하는 거다!
 ....
 선을 긋는 건 "다시는 그러지 마세요." 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를 하면, 나는 ~를 한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그럼 선을 긋는 기술이 어떻게 돈 관리에 도움이 될까? 우리는 앞에서 재정 상태를 살펴봐도 원하는 대로 되는 게 거의 없다는 걸 알았다. 앞 장에서 언급된 감정 척도를 기억하는가? 자신을 위해 한계를 설정하는 데 감정 척도만큼 좋은 건 없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돈을 쓴다고 가정해 보자. 월말에 통장을 확인했을 때 돈이 얼마 없으면 더욱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주의를 기울이고 비용이 들지 않는 방법으로 휴식을 취함으로써 경계를 설정할 수 있다. '누군가가 ~를 하면, 나는 ~를 한다'를 돈 관리에 적용하면 '스트레스를 받아도 돈을 쓰지 않는다'는 문장이 나올 수 있다.

 

< 지출 한계를 설정하는 법 >

1. 기분이 좋아지는 일에만 돈을 쓴다.
 가게에 들어갔을 때 옷이 널브러져 있고 점원이 투덜대면 물건을 사지 않는다. 거래 은행을 바꾸고 싶은데 은행 직원이 친절하지 않으면 다른 지점이나 은행으로 간다. 세금 업무 때문에 연락한 세무사와의 대화가 불편하다면 그 세무사에게는 일을 맡기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좋은 투자 정보를 들어도 직감이 좋지 않으면 투자하지 않는다.

2. 24시간을 기다린다.
 때때로 어떤 물건을 꼭 당장 사고 싶은 '지름신'이 내린다. 지름신이 내리면 내 안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떤 감정 때문에 물건을 사고 싶은지 나도 모를 때가 많다. 이 경우, 나는 나 자신과의 약속을 한다. 내일 같은 시간에도 오늘 주의를 끈 물건이 사고 싶다면 산다. 대부분의 경우, 충동구매를 일으키는 감정은 다음날이면 온데간데 없다.
 그러나 실제로 사야 하거나 필요한 때도 있다.
 ....
 3개월 동안 스웨터를 머릿속에서 지울 수 없었다. 겨울이 다가왔을 때 가게에 다시 들렀다. 그 스웨터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스웨터다.

 3. 아직 돈을 받지 않았지만 돈이 이미 있는 것처럼 쓰지 않는다.
 대출 뿐만 아니라 수입도 예상해서 쓰지 않는다. 특히 프리랜서나 자영업자는 작업비 청구서를 한 두 개 보내고 돈을 받았다고 기뻐할 수 있다. 돈이 들어올 걸 기대하며 필요하거나 원하는 걸 산다. 그러나 입금 날짜 지연은 자주 발생한다.
 ....
 마이너스 통장을 이용해 이자를 내는 것보다 내지 않는 편이 낫다.

 4. 돈을 벌 기회여도 찝찝하면 벌지 않는다.
 이 주제는 다음 장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다. 짧게 말하면 돈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 뿐만 아니라 이미 번 돈에 대한 느낌도 재정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충동 구매를 막기 위해 내가 쓰는 팁이 하나 있다. 우선 지금 충동 구매 생각이 드는 제품을 모두 장바구니에 넣는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장바구니에서 '이건 꼭 사야할 필요가 있나?' 하고 생각되는 것들을 1차적으로 삭제한다. 그 다음에는 '지금 당장 필요한가?' 싶은 생각이 드는 것들은 관심 상품으로 추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바구니에 남은 제품이 있을 것이다. 그 때에는 다른 일을 한다. 며칠이 지나도 그 제품 생각이 나거나 필요하다고 느껴지면 사고, 아니면 영영 장바구니에 남아 있는 것이다.

 이 방법의 장점은, 어쨌거나 '내가 원하는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았기' 때문에 구매하는 것만큼은 아니지만 약간의 욕구는 충족을 해준다는 점이다.

 

---

 

들어가기에 앞서 돈을 대하는 태도가 인생을 결정한다
서문 부는 돈을 가장 귀하게 여기는 사람에게 흐른다

1장 [머니코칭] 몸과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2장 [존중] 돈은 모든 관계를 비추는 완벽한 거울
3장 [공감]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돈을 대하는 법
4장 [사랑] 돈을 내 것으로 만드는 최고의 결정
5장 [관심] 관계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기둥
6장 [가까워지기] 돈과 친해지는 법
7장 [실험 정신] 삶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과정

에필로그 돈에 대한 좋은 감정을 평생 갖고 살기를
감사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