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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어스] Handal.us/[한달독서] 11기

[Day 22] 자존감 수업 - 11

by Aterilio (Jeongmee) 2021. 1. 6.

 

 

Part 4. 자존감을 방해하는 감정들


 

 자존감은 감정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상황에 따라 느끼는 감정이 달라지고, 그것이 쌓여 체감하는 자존감의 상태가 달라지는 것이다. 좋은 감정을 많이 느낀다면 자존감이 올라갈 것이고, 나쁜 감정을 많이 느낀다면 자존감은 내려갈 것이다.

 

 책의 절반쯤 읽은 지금은 과거에 비해 자존감이 많이 회복되었다고 결론 내렸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자존감이 낮았던 과거와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의 나는 자존감이 낮을만한 요인이 여러모로 많았지만 특히 그 중 하나를 꼽자면 자주 침체되었던 나의 감정 상태를 들 수 있다.

 

 살고 싶다. 그저 숨을 쉰다고 사는 것이 아닌, 심장이 뛰는, 살아있다고 느끼면서 살고 싶다.

 

 그 말이 얼마만큼의 처절한 외침을 내포하고 있는지는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이런 생각을 했던 그 때를 떠올리면 가슴이 답답하고 울컥하는 마음을 숨길 수 없다. 그대로라면 나의 자존감이 깎이고 깎여 살아남을 수가 없을 것 같은데, 이러다가 진짜 크게 사고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제발 살려달라고. 나를 더이상 구석으로 몰아가지 말라고. 그렇게 피 토하는 외침이었다. 하지만 바뀌지 않는 외부 환경은 희망을 꺾어버린 나머지 안 좋은 감정을 내 안으로 향하게 만들었다. 자기 부정, 자기 연민, 자책, 온갖 부정적인 감정은 그로부터 비롯되었다.

 

 하지만 이제와서 말하건데, 내가 무엇을 그리도 잘못했을까? 아니, 그런건 없었다. 그저 상대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미래를 맞이했으며, 그렇기에 본인이 더 소중했을 뿐이다. 혹은, 몰랐거나. 무지는 면죄가 될 수 없다. 그 절절한 외침을 그저 한낮 투닥거림으로 인지한 그 순간에, 더 이상. 나는 살기 위해 최선을 다해 발버둥 쳤고, 다행히도 버텨냈다. 그 이후에는 물리적인 거리감으로 한숨 돌리며 홀로서기를 배웠다. 사실 과거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어차피 어딘가 의지할만한데가 없던 것은 그 이전에도 똑같았으니까.

 

 그렇게 10년이 지났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데, 하물며 10년 동안 혼자 노력했으면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제 포기하기로 했다. 기대하지 않으면 받을 상처도 없다.

 

 이전에 언급했던 나의 존경스러운 친구들에게 홀로서기를 배우고, 그토록 매달렸던 상대에게 물리적인 거리두기와 함께 기대를 버렸다. 여전히 감정에는 서투르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그래도 업무에 감정은 배제하려고 노력한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잘 모르겠지만, 업무와 일반적인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감정을 다소 구분해서 받아들인다. 나의 다소 전투적인 말투도 상대에게 어떻게 불편할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감정의 변화가 자존감으로 반영되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스스로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횟수가 줄어들면서 자존감도 함께 올라간 것 같다. 지금은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그것이 나의 내면으로 향하는 칼이 되지는 않는다.

 

 책을 읽으며 나의 과거를 하나씩 서술하고 있는데, 그러면서 점점 과거에 했던 부정적인 생각들을 풀어놓고 싶어진다. 세상 어딘가는 또 다른 나의 과거가 있을 것 같아서. 괜찮아, 나도 그랬어. 하지만 괜찮아질 수 있을거야. 그렇게 위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 혹은, 우리 아이는 아니야, 라고 쉽게 생각하는 세상의 수많은 내 어머니에게 그렇지 않다고 얘기해주고 싶어서. 지금, 당신의 아이는 괜찮은가요? 하고.

 

 

 

자존감 수업
국내도서
저자 : 윤홍균
출판 : 심플라이프 2016.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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