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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어스] Handal.us/[7일독서] 팀장 리더십 수업

[Day 02] 팀장 리더십 수업 - 02

by Aterilio (Jeongmee) 2021. 4. 28.

 

Chapter 2. 폭발력은 팀 전체가 목표를 공유할 때 일어난다 _목표설정

 일을 하는 데 있어 내게 가장 어려운 건 목표 설정이다. 책에서 설명하는 목표 설정 도구, SMART 원칙을 보고 나니 내가 왜 목표설정이 어려운지 알 것 같다.

 

  S  : Specific - 구체적으로
 M  : Measurable - 측정 가능하도록
  A  : Attainable - 달성 가능하도록(목표가 너무 멀리 있지 않도록)
  R  : Result oriented - 결과 중심 사고로
  T  : Time bounded - 제한된 시간 개념으로

 

 나는 B2B 소프트웨어 제품 개발자다. 고객사가 돈을 내고 구매하는 솔루션, 혹은 정기적인 비용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서비스를 유지보수하는 것이 나의 업무다. 이 업무의 맹점은 '수익'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고 '성과 평가'도 모호하다는 점이다.

 

 기존에 제품을 구성하던 코드가 너무 옛 것이라 전반적으로 재개발이 필요하다고 치자. 개발자는 '이 코드로는 더이상 유지보수 못 해먹겠다(=이대로라면 잦은 이슈 접수는 어쩔 수 없다)'는 논지로 회사를 설득한다. 마침내 회사의 승인을 받은 개발자는 기획자도 없이 혼자 화면 기획부터 제품의 골격을 잡고 기능을 구현하는 등의 전반적인 제품 재개발을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담당하는 제품의 (기존 코드로 인해 발생하는) 이슈도 물론 처리해주어야 하므로 중간중간 까먹는 시간도 꽤 많아진다. 하지만 개발자는 어떻게든 회사가 허가한 기한까지 일을 해내려고 개인의 시간과 건강을 매우 많이 소모한다.

 

 이 이야기에서 개발자는 나름대로 매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존 코드로는 유지보수에 한계가 있으니 이를 개선해보려고 재개발도 제안했고, 중간에 인입되는 이슈도 처리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한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건강까지 투자했다.

 

 그런데 이것을 어떻게 '성과'로 평가할 것인가? 개발자가 마침내 만들어낸 결과물이 기한을 지키지 못했다면? 혹은 임원이 기대했던 형태의 결과물이 아니라면? 이 개발자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할 수 있는가?

 

 유지보수성을 개선하려고 한 노력이니, 재개발한 결과물은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지점을 90% 가까이 줄였다고 치자. 그걸로 회사의 수익이 발생하는가? 혹은 증가하는가? 아니면 회사의 수익을 저어하던 요건을 감소시켰는가? 그것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이렇게 성과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도 모호한데, 심지어 뭔가 해보겠다고 만들었던 그 목표(=유지보수 개선을 위한 제품 재개발) 지점도 개발자와 회사가 꼭 같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구체적으로

 측정 가능하고

 달성 가능하며 (목표가 너무 멀지 않으며)

 결과 중심으로

 제한된 시간 안에.

 

 이 중 가능한 것은 '제한된 시간 안에' 밖에 없는 것 같다. 성과는 측정이 모호하고 결과는 주관적으로 판단되며 달성할 지점은 공유된 바가 없고 따라서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 나아갈 방향을 정할 수 있을까? 정한다 한들, 그것에 과연 회사도 동의해줄까?

 


 

 나는 이런 상황이기에 책의 내용에 동의할 수 밖에 없다. 리더는 목표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구성원이 자신이 생각한 방향으로 따라오지 않는다면 뒷짐을 지고 서있을 것이 아니라 정확한 디렉션을 줄 필요가 있다. '이런 방향으로 따라오는게 맞는데 왜 저러고 있는거지?' 라고 생각하지 말고 명확하게 당신이 요구하는 것을 제시하라. 꼭 구체적으로 언급해야만 하냐고? 적당히 경력이 있으면 알아서 행동해야하지 않겠냐고? 말하지 않으면 당신이 원하는 바는 알 수가 없다. 누누히 얘기하지만 리더와 구성원의 기준(생각)이 꼭 같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알아서 따라오길 바라는 것은 자율이 아니라 방임이다. 리더가 방향을 제시하는 것 또한 리더의 책임이고 업무다. 리더는 리더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

 

 최근 연봉 협상을 위한 면담을 진행했다. 그리고 나는 그 자리에서 실제로 저런 이야기를 들었다. 다들 신입도 아니니 굳이 디렉션을 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그저 지켜보고 있었다고. 그런데 그렇게 1년을 보낸 뒤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고 하는게 과연 옳은 평가인가? 평가 지침을 사전에 공유하는 회사가 있는 것도 바로 이 지점 때문이다. 회사는 원하는 방향을 직원들에게 알려주어야 함께 노를 저어 나아갈 수 있다. 방향을 제시하지 않으면 배는 엉뚱한 방향으로 갈 수 있고, 심지어는 침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면 좋겠다. 내가 면담에서 '원하는 바가 있다면 정확히 디렉션을 주고 평가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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